VOL.96 · OCTOBER 2026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웹진
파랑·살구·크림색 면으로 분할된 파스텔 톤의 플랫 일러스트 — 삼각대에 놓인 구식 영화 카메라 옆에서 한 인물이 블록 위에 걸터앉아 한 손은 카메라에 얹은 채 다른 손으로 대본 종이를 들고 읽고 있다
insight · Platform Report
OTT가 바꾼 풍경, 콘텐츠 그리고 실연자

줄어드는 일감, 합쳐지는 판로와
실연자의 몫

할리우드 합병·넷플릭스 감원이 한국 실연자 계약에 던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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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wer Orders, Funneled to One Buyer

줄어든 편수, 한 회사로 쏠린 발주

드라마 공급은 줄고, 글로벌 신작의 88%가 넷플릭스로 쏠렸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5월 발표한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보면, 2024년 방송사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공급한 드라마는 108편으로 전년 112편보다 줄었다. 영국 조사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드라마 발주는 1년 전보다 39% 감소했고, 같은 기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서 발표한 신작 가운데 88%가 넷플릭스 작품이었다. 국내 방송사가 비운 자리를 사실상 한 회사가 메우고 있다.

두 개의 막대그래프. 왼쪽은 국내 드라마 공급 편수로 2023년 112편에서 2024년 108편으로 감소. 오른쪽은 2025년 상반기 한국 TV 콘텐츠 발주의 전년 대비 증감으로 글로벌 스트리밍 한국 발주 -43%, 국내 사업자 한국 발주 -20%, 드라마 발주 -39%.
2024년 드라마 공급은 108편으로 줄었고, 2025년 상반기 한국 드라마 발주는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한국 신작의 88%가 넷플릭스 발주였다.자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ISDI, 암페어 애널리시스(헤럴드경제 재인용)

올해는 tvN 수목드라마가 재개되고 지상파 편성도 늘어 편수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회당 정액으로 출연료를 받는 조·단역 연기자에게는 작품 수만큼이나 회차가 중요하다. 16부작이 12부작으로 줄면 한 작품에서 4회분의 수입이 고스란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Two Hundred Million Won and One Hundred Thousand, 2,000× Apart

회당 2억원과 10만원, 같은 화면 속 2000배

같은 화면에 선 출연료가 2000배, 하한선은 아직 제도가 없다

이상헌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023년 10월 공개한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는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가 제출한 자료다. 조사 대상 드라마 9편 가운데 회당 최고 출연료는 2억원, 최저는 10만원으로 2000배 차이가 났다. 연기자들은 방영분 1회를 위해 평균 2.63일을 촬영했고, 촬영 당일에는 대기 시간 3.88시간을 포함해 10시간 가까이 일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최저 출연료는 회당 20만~30만원이다.

드라마 연기자 출연 조건
항목 조사 결과
회당 최고 출연료 2억원
회당 최저 출연료 10만원(최고와 2000배 차이)
현장 통용 최저 출연료 회당 20만~30만원
방영 1회분당 촬영 일수 평균 2.63일
촬영일 하루 노동시간 약 10시간(대기 3.88시간 포함)
조사 대상은 2년간 방송된 드라마 9편.자료=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2023년 10월 이상헌 의원실 공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1인당 평균 연소득은 1055만원으로 국민 1인당 평균(2554만원)의 41.3%에 그쳤다. 전업 예술인의 61.7%가 프리랜서였고, 23%는 수입이 부족해 1년 이상 활동을 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7월에는 문체부·영화진흥위원회와 업계가 영진위 지원 중예산 영화(순제작비 20억~100억원 미만)의 주·조연 출연료를 순제작비의 10% 미만으로 정하는 협약을 맺었다. 상한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지만, 2023년 국회에서 제기된 출연료 하한선은 아직 제도로 이어지지 못했다.

막대그래프. 2023년 기준 예술인 1인당 평균 연소득 1055만원은 국민 1인당 평균 2554만원의 41.3% 수준.
예술인 1인당 평균 연소득은 국민 1인당 평균의 41.3%다.자료=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4년 예술인 실태조사'
Key Takeaway

같은 화면에 선 연기자의 회당 출연료가 최고 2억원, 최저 10만원으로 2000배 차이가 난다. 상한에 대한 합의는 나왔지만, 2023년 국회에서 제기된 하한선은 아직 제도로 이어지지 못했다.

The People Whose Names Never Reach the Contract

일급 스태프와 세션 연주자, 계약서에 이름이 남지 않는 사람들

근로자성은 인정됐지만 현장은 일급, 세션 연주자에겐 AI까지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2022년 드라마 스태프 20명을 인터뷰한 기획에서는 글로벌 스트리밍 작품 현장에서도 제작사가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한다는 증언이 이어졌고, 인건비도 대부분 일급으로 책정됐다.

음악 실연자에게는 생성 AI라는 과제가 더해졌다.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은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생성 AI로 인해 2028년까지 음악 창작자 수입의 24%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K엔터테크허브가 9월 보도한 것처럼 AI 음악 서비스 수노(Suno)는 워너뮤직과의 합의에 따라 라이선스 음원으로 학습한 새 모델을 선보였고, 아티스트의 이름과 목소리는 본인이 동의한 경우에만 쓰도록 했다. 다만 공개된 조건에서 수익 배분 대상은 권리자로 한정돼 있다. 드라마 배경음악과 OST를 녹음한 세션 연주자의 몫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Skydance Launches, Union Funds Written Into the Terms

스카이댄스 출범, 합병 조건에 노조 기금을 적다

1110억 달러 합병, 개봉 편수 미달 시 노조 기금 납부를 명문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는 10월 6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를 마무리하고 '스카이댄스(Skydance)'로 출범했다. 부채를 포함한 거래 규모는 1110억 달러(약 149조원)에 이른다. 캘리포니아 등 12개 주 법무장관과 미국작가조합(WGA)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9월 21일 합의에 이어 10월 1일 연방법원이 이를 승인하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처음 2년은 매년 30편, 이후 3년은 매년 32편 이상의 영화를 극장에 개봉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부족한 1편당 3000만 달러(약 403억원)를 작가·감독·스태프 노조 등의 의료·연금 기금에 내야 한다. 합병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위한 4750만 달러(약 638억원)의 기금도 별도로 출연한다.

스카이댄스-12개 주 법무장관 합의의 주요 조건
항목 내용
극장 개봉 편수 1~2년 차 매년 30편, 3~5년 차 매년 32편 이상
편수 미달 시 1편당 3000만 달러(약 403억원)를 WGA·IATSE·DGA·팀스터스 등 노조 의료·연금 기금에 납부, 미라맥스 매각
노동자 지원기금 4750만 달러(약 638억원), 5년간 재교육·경력 개발
미국 내 제작비 5년간 15억 달러(약 2조150억원) 이상 추가 투자
비용 절감 계획 3년 안에 연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회사 발표)
9월 21일 합의, 10월 1일 연방법원 승인.자료=NBC 로스앤젤레스·스트림TV인사이더(9월 21~22일), K엔터테크허브(10월 7일)

그래도 감원 우려는 여전하다. 스카이댄스는 3년 안에 연간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고, LA 카운티가 의뢰한 연구는 지역 영화·TV 일자리 약 4500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제작사로서는 할리우드 창구가 하나 줄어든 셈이다. HBO맥스는 1월부터 아시아·태평양 17개 시장에서 티빙(TVING)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파라마운트+와 한 서비스로 합쳐지면 이 조건도 다시 협상해야 한다. 판로가 좁아지면 제작사의 협상력은 약해지고, 그 부담은 회당 정액에 묶인 조·단역 연기자와 일급 스태프에게 전가되기 쉽다.

Netflix Prepares Layoffs as the $2.5B Pledge Winds Down

넷플릭스 감원 준비, 마무리되는 25억 달러 투자 약속

800명 감원설과 끝나가는 한국 투자 약속, 다음 계획은 안갯속

미국 매체 퍽(Puck)은 9일 넷플릭스가 전체 직원의 약 5%, 800명 안팎을 줄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공동 최고경영자는 9월 30일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행사에서 콘텐츠 예산의 약 5%를 라이브 이벤트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발표한 '4년간 한국 콘텐츠 25억 달러 투자'는 올해로 마무리되지만 후속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콘텐츠 예산이 공개되면 한국 실연자들의 2027년 일감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판로 확대의 대안으로 거론돼 온 티빙·웨이브 합병도 좀처럼 진척이 없다.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티빙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법인 통합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티빙은 8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에 합병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Reused Works: The Performer's Share Survives Only in Writing

다시 팔리는 작품, 실연자 몫은 계약서에 적어야 남는다

제100조 양도 추정 아래, 몫은 계약서에 적어야 남는다

한 번 만들어진 작품은 해외 브랜드관과 결합 상품, 통합 앱을 거치며 수년간 다시 팔린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100조는 영상저작물 제작에 협력하기로 약정한 실연자의 복제·배포·방송·전송권을 특약이 없는 한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한 것으로 추정한다. 계약서에 따로 적지 않으면 작품이 다시 팔려도 실연자 몫은 정해지지 않는다. 스카이댄스의 합의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의 대가를 노조 기금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담아냈다. 일감은 줄고 판로는 하나로 모이는 지금, 우리 역시 실연자의 몫을 어디에, 어떻게 적어 둘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4회에서는 저작인접권과 출연료 정산, 생성 AI와 초상권을 둘러싼 제도 논의를 이어 가겠다.

Key Takeaway

저작권법 제100조는 특약이 없으면 실연자의 권리를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한 것으로 추정한다. 작품이 다시 팔려도 계약서에 적어 두지 않으면 실연자 몫은 남지 않는다 — 스카이댄스가 노조 기금을 숫자로 적어 둔 것처럼.

※ 금액의 원화 환산은 K엔터테크허브 10월 7일자 기사의 환산액(1달러≒1343원)을 따름.

※ 티빙·웨이브 합병 현황은 K엔터테크허브 10월 7일자 기사(티빙 8월 2분기 실적 발표 내용 포함)와 지디넷코리아 4월 21일자 기준.

참고자료
  1. 1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ISDI,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 디지털데일리, 2026.5.15. https://www.ddaily.co.kr/page/view/2026051515272548075
  2. 2암페어 애널리시스 2025년 상반기 한국 TV 콘텐츠 발주 집계 — 헤럴드경제, 2025.8.25. https://www.heraldk.com/article/2025082521185905318
  3. 3스튜디오드래곤 2026년 실적 전망(지상파 편성·tvN 수목드라마 재개) — 증권사 리포트, 2026.2.6. https://stock.pstatic.net/stock-research/company/40/20260206_company_46549000.pdf
  4. 4'드라마 주연은 2억 원, 단역은 10만 원…출연료 최대 2천 배차' — SBS뉴스, 2023.10.24.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394978
  5. 5'주연·단역 배우 출연료 최대 2000배…이상헌 의원 상향 평준화 도모' — 뉴스핌, 2023.10.25.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1025000454
  6. 6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4년 예술인 실태조사' — 전북일보, 2025.3.6. https://www.jjan.kr/article/20250306580248
  7. 7'[세상만사] 치솟은 출연료, 상생 택한 배우들'(중예산 영화 출연료 협약) — 국민일보, 2026.7.22.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84610802
  8. 8'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 서울신문, 2022.2.24. https://www.seoul.co.kr/news/2022/02/24/20220224009007
  9. 9CISAC 생성 AI 경제적 영향 보고서 — 믹스매그, 2024.12.5. https://mixmag.net/read/music-industry-workers-lose-quarter-income-ai-2028-study-finds-news
  10. 10수노·워너뮤직 라이선스 학습 합의 분석 — K엔터테크허브, 2026.9.9
  11. 11'스카이댄스, 스튜디오는 따로 두고 스트리밍 하나로 합친다' — K엔터테크허브, 2026.10.7. https://www.kentertechhub.com/hangeulsinggaporeu/
  12. 12'Paramount closes $110 billion deal to acquire Warner Bros. Discovery' — CBS뉴스, 2026.10.6. https://cbsnews.com/news/paramount-warner-bros-discovery-deal-skydance
  13. 13'Attorney General Davenport Announces Settlement in Warner Bros./Paramount Litigation'(12개 주 합의 조건) — 뉴저지주 법무장관실, 2026.9.21. https://www.njoag.gov/attorney-general-davenport-announces-settlement-in-warner-bros-paramount-litigation/
  14. 14'Paramount reaches settlement with states over Warner Bros. Discovery merger' — NBC 로스앤젤레스, 2026.9.21. https://www.nbclosangeles.com/news/national-international/paramount-reaches-settlement-states-warner-bros-discovery-merger/
  15. 15'Paramount, state AGs settle lawsuit over Warner Bros. Discovery deal' — 스트림TV인사이더, 2026.9.22. https://www.streamtvinsider.com/content/paramount-state-ags-settle-lawsuit-over-warner-bros-discovery-deal
  16. 16'넷플릭스, 시청 둔화 속 대규모 인력 감축 준비' — K엔터테크허브, 2026.10.10. https://www.kentertechhub.com/nespeulrigseuyeongeo/
  17. 17'티빙-웨이브 합병, KT 결단 내릴 때 됐다' — 지디넷코리아, 2026.4.21. https://zdnet.co.kr/view/?no=20260421163003
  18. 18저작권법 제100조(영상저작물에 대한 권리)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저작권법
Writer
필자 한정훈

한정훈 Han Jung-hun

K-EnterTech Hub 대표 · 동국대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JTBC 등에서 미디어 전문 기자로 23년을 일했다. 현재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현장 취재를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테크가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오디언스를 불러오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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