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6 · OCTOBER 2026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웹진
보라·금색 듀오톤의 편집 일러스트 — 별이 흩뿌려진 보랏빛 배경에 커다란 금빛 원을 두고 위쪽에 양팔저울이 떠 있으며, 아래에서 두 손이 저울의 두 접시를 향해 마주 뻗어 있고 왼손에는 작은 보상물이 놓여 있다
insight · Issue Focus

영상창작자 정당보상청구권 법안 발의의 의미

사업자를 위한 저작권법에서
창작자를 위한 저작권법으로

  • #이슈포커스
  • #저작권법
  • #정당보상청구권
  • #영상창작자
  • #실연자
  • #저작권법제100조
  • #OTT
  • #재방송료
  • #창작자단체

지난 9월 17일 임오경 의원 등 10인이 영상저작물 관련 창작자에게 정당보상청구권을 보장하는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여기서 창작자란 방송극본·시나리오 작가 등 원저작자(이른바 '고전적 저작자'), 감독·촬영감독 등 영상저작물의 저작자('현대적 저작자'), 그리고 배우·성우·코미디언 등 실연자를 말한다. 2011년 김을동 의원안부터 2023년 임오경 의원안까지 13건의 유사 법안이 제출되었으나 모두 입법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번에는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Whose Copyright Law Was It?

저작권법 개정의 역사,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보호 확대의 이면, '사업자를 위한 저작권 강화'의 역사

저작권법은 1957년 제정 이후 전부개정 2회, 일부개정 24회를 거쳤다(타법개정 14회 제외). 그 사이 보호받는 저작물, 권리의 종류와 내용, 보호기간이 모두 확대되었다. 겉으로는 저작자 보호가 두터워진 역사이지만, 이면을 보면 출판·방송·전송·스트리밍 등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업자를 위한 저작권 강화'의 역사였다. 창작자는 권리를 사업자에게 양도하거나 이용허락하는데, 협상력의 차이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매절계약이 관행인 분야일수록 더욱 그렇다.

영상 분야에서는 현행법의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특약이 없으면 감독 등 저작자의 권리와 실연자의 복제권·배포권·방송권·전송권이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제100조). 현실에서 출연자가 별도의 특약을 맺는 경우는 드물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에도 감독, 작가, 배우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비판은 바로 이러한 구조에서 비롯된다.

Key Takeaway

겉으로는 저작자 보호의 확대였지만, 실제로는 '사업자를 위한 저작권 강화'의 역사였다. 특히 영상 특례(제100조)의 양도 추정은 특약이 없는 한 창작자의 권리를 제작자에게 넘겨, 흥행의 과실이 창작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What the Bill Proposes

개정안의 주요 내용

정당보상청구권·직접 보상청구권·강행규정, 세 개의 기둥

첫째, 영상제작자에 대한 정당보상청구권(안 제100조의2)이다. 저작자와 실연자가 영상제작자에게 권리를 양도(추정양도 포함)한 경우 '상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보상의무자에는 제작자로부터 권리를 승계한 방송사나 OTT도 포함된다. 외주제작 구조에서 실제 수익을 얻는 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보상은 방송, 전송 등 이용방법별로 따로 받는 것이 원칙이다. 권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창작자 단체가 행사하고, 보상금은 단체와 제작자 측이 매년 협의하여 정한다. 협의가 1년 안에 성립되지 않으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1년 이내에 금액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여 분쟁의 장기화를 막았다. 단체는 이용 지역·기간·빈도와 총수익 등의 정보를 최소 연 1회 제공받을 수 있고, 거절당하면 장관에게 제공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보상청구권은 사전에 포기하거나 양도할 수 없다. 양도가 아닌 이용허락이나 배타적발행권 설정의 경우, 그리고 원작의 영상화를 허락한 작가에게도 적용된다.

둘째, 이용사업자에 대한 직접 보상청구권(안 제100조의3)이다. 창작자가 모든 권리를 제작자에게 넘겼더라도 지상파·케이블·위성·IPTV 등 재송신사업자, 넷플릭스와 같은 OTT,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그 영상물을 송신하면 창작자에게 직접 상당한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보상금은 해당 사업자의 수익을 기초로 산정하고, 그 한도에서는 제작자의 보상의무를 면제하여 이중부담 논란을 줄였다. 사업자에게 사용료를 더 내라는 것이 아니라, 지급할 사용료를 제작자 몫과 창작자 몫으로 나누어 지급하라는 취지이다. 예컨대 지상파에서 방영된 드라마가 OTT에서 스트리밍되면, 지금은 OTT가 방송사에만 사용료를 지급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저작자와 실연자는 창작자 단체를 통해 OTT로부터 직접 보상금을 받게 된다. 제작사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지급을 꺼리더라도 보상을 확보할 수 있고, 앞으로 계속 함께 일할 제작사에 직접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셋째, 강행규정(안 제100조의4)이다. 위 규정에 반하는 약정으로서 창작자에게 불리한 것은 무효이다. 계약에서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하더라도 우리 법과 밀접한 계약이거나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이용인 한도에서는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OTT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다.

Key Takeaway

개정안의 핵심은 세 가지 — 제작자에 대한 정당보상청구권, OTT·재송신 등 이용사업자에 대한 직접 보상청구권, 그리고 이를 무력화하는 약정을 막는 강행규정이다. 사용료를 더 받자는 것이 아니라, 지급될 사용료를 제작자 몫과 창작자 몫으로 나누자는 취지다.

Lessons from Abroad

해외에서는

독일·EU·미국, 창작자 보상을 제도화한 국제적 흐름

독일은 1965년부터 이른바 '베스트셀러 조항'을 두어, 헐값에 권리를 넘긴 저작물이 크게 성공하면 대가의 조정을 청구할 수 있게 하였다. 2002년에는 계약 당시부터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당보상청구권(제32조)과 공정조항(제32a조)을 도입하면서 영상저작물을 그 적용에서 제외하던 규정도 삭제하였다. 그럼에도 매절계약과, 보상을 요구하는 창작자와는 더 이상 계약하지 않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현상이 사라지지 않자, 2016년과 2021년 개정으로 정보제공의무, 분쟁조정, 창작자 단체의 소송대리 등을 보강하였다. 유럽연합은 2019년 DSM 지침 제18조부터 제23조에서 적정하고 비례적인 보상, 이용정보 제공(투명성 의무), 계약조정 청구(추가보상청구권), 대체적 분쟁해결을 회원국에 의무화하였다. 또한 2006년 대여권 지침은 권리를 양도한 저작자와 실연자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대여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독일·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은 재송신이나 전송에 대해 이용사업자가 창작자에게 직접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법률이 아닌 작가·배우·감독 조합의 단체협약을 통해 재방송료(residuals)를 받는다. 개정안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을 맞춘 것이다.

Key Takeaway

독일(정당보상·공정조항), EU(DSM 지침), 미국(조합 단체협약의 재방송료)은 이미 창작자 보상을 제도화했다. 개정안은 이 국제적 흐름에 발을 맞춘 것이다.

Prospects and Tasks Ahead

전망과 과제

반론을 넘어, 커지는 실연자 단체의 역할과 책임

반론도 예상된다. 투자 위축, 국내 제작사 역차별,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 등이다. 시행령에 위임된 단체 지정과 보상 방법 등도 정교하게 설계하여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은 출연료를 지금보다 더 달라는 것이 아니다. 영상물이 재방송, 재송신, OTT 등을 통해 계속 이용되며 수익을 낳을 때 그 몫을 창작자와 정당하게 나누자는 것이다. 방송실연자들은 이미 협회를 통한 단체협상으로 재방송료, 전송료 등을 받아 왔다. 개정안은 이 관행을 법률로 명확히 하고, 특약조차 맺기 어려웠던 영화·OTT 영역까지 넓히려는 것이다. 그만큼 보상금을 협의하고 분배할 실연자 단체의 역할과 책임도 커질 것이다. 단체의 대표성과 분배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은 권리자 스스로의 과제이기도 하다.

저작권 보호의 일차적 목적은 창작자가 저작물의 이용으로 인한 수익에 적정하게 참여하도록 보장하는 데 있다. 이번 개정안이 입법으로 이어져 우리 저작권법이 '사업자를 위한 저작권법'에서 '창작자를 위한 저작권법'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 출발점은 실연자 여러분의 관심과 목소리이다.

Key Takeaway

쟁점은 출연료 인상이 아니라, 재이용 수익의 정당한 분배다. 개정이 실현되면 보상금을 협의·분배할 실연자 단체의 대표성과 투명성이 그만큼 중요한 과제가 된다.

Writer

안효질 An Hyo-jil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사단법인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KOBPRA · Korea Broadcasting Performers' Rights Association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저작권신탁관리단체 · 설립 2001년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9 신화빌딩 2층
02. 784. 7802 · kobpra@kobpra.or.kr

웹진을 가장 먼저 만나는 방법.

THE PERFORMER의 다음 호를 가장 먼저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사단법인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KOBPRA, 이하 ‘협회’)는 웹진 THE PERFORMER 뉴스레터 발송을 위해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합니다. 내용을 확인하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2. 수집 및 이용 목적
웹진 뉴스레터 발송(신규 호 발행 안내, 주요 콘텐츠 및 소식 전달)
3. 보유 및 이용 기간
구독 해지(수신 거부) 또는 동의 철회 시까지 보유하며, 목적 달성 후 지체 없이 파기합니다.
4. 동의 거부 권리 및 불이익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 이용이 제한됩니다.
5. 수신 거부 및 동의 철회
발송되는 뉴스레터 하단의 ‘수신거부’ 링크 또는 협회 문의처를 통해 언제든지 구독을 해지하고 동의를 철회하실 수 있습니다.

본 동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으로, 협회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따릅니다.

© 2026 KOBPRA. All rights reserved.